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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와 박쥐」

셍셍칩 2022. 7. 29. 00:11

「백조와 박쥐」

히가시노 게이고

★★★★☆

읽은 기간: 22.02.04~15 / 12일

 


 간만에 산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은 첫 장부터 나를 좀 들뜨게 했다. 히가시노의 책은 어떤 건 실망시키고 어떤 건 감동시켜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게 매력인데 이건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재밌게 읽은 편이었다. 허 근데 읽은지 다섯달만에 리뷰 쓰는 거 실화냐... 그동안 책 놓고 산 거 실화냐!!! 아예 놓은 건 아니지만 그동안 새로운 책을 완독한 적은 없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 몇장씩 다시 읽는 정도... 그랬더니 진짜 인생을 놓고 산 기분이네... 요즘 내 기분이 왜 바닥을 치고 있었는지 알 것도 같다. 다시 시작해야지. 새 책도, 새 마음도, 새 일상도. 그러려면 일단 미루고 미루고 미루던 리뷰를 써야겠지. 기억은 안나지만 줄거리를 대충 쓰고 넘어가야겠다.
 이야기는 명망 높은 변호사 시라이시가 피살된 채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수사를 맡은 고다이 형사는 사건을 조사하면서 시라이시가 원한을 살만한 상대가 없을만큼 고고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데 그래서 수사는 난항을 겪게 된다. 존경받는 변호사가 왜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됐을까.
 고다이는 시라이시의 통화내역에서 구라키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그를 조사하는데 겉으로 보기엔 그다지 접점이 없어보였지만 구라키의 진술에서 의심스러운 느낌을 받게 되고 그가 뭘 숨기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더 주도면밀하게 조사하기 시작한다.
 고다이는 구라키가 주기적으로 가는 식당을 조사하다가 식당의 주인 모녀가 30여년 전에 발생한 '히가시오카지키역 앞 금융업자 살해사건'에서 잡히자마자 자살한 범인의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거기까지 경찰의 손길이 미치자 고다이는 그 사건의 진범이 자신이었다고 밝히며 억울하게 가장을 잃고 누명을 쓴 채 동네를 떠나 자립한 모녀를 남몰래 돌봐주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또한 자신이 그 죄책감에 자신의 유산을 친아들이 아닌 모녀에게 상속할 수 있는지 법적인 상담을 갔다가 시라이시 변호사에게 이 사실을 말했고 시라이시가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임에도 죄를 시인하라고 압박해서 시라이시까지 죽였다고 털어놓는다.
 모든 건 증거 하나 없이 구라키의 증언으로만 이루어진 사건이었지만 사건은 이렇게 종결된다. 하지만 시라이시의 딸 미레이는 자신의 아버지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구라키의 아들 가즈마 또한 평소 자신이 알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런 모습이 아니었기에 사건의 진실에 대해 의심을 품고 같은 의문점을 가지고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미레이는 시라이시의 어릴 적 사진에서 그 배경이 30년 전 살인사건이 발생한 아이치현임을 밝혀내고 두 사람은 직접 그 장소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조금씩 과거와, 그리고 진실과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사실 시라이시의 할머니는 30년전 발생한 살인사건의 피해자, 악덕금융업자 하이타니에게 노후자금을 사기 당한 피해자였는데, 할머니의 돈을 찾기 위해 하이타니를 찾아갔던 어린 시라이시는 우발적으로 그를 살해하게 된다. 그 현장을 목격한 구라키는 쓰레기만도 못한 하이타니 때문에 앞길이 창창한 소년의 미래를 망칠 수 없다고 판단해 시라이시의 도주를 도왔었는데 이 때문에 아무 죄도 없는 오리에의 아버지가 용의자로 지목돼 잡혀갔던 것이다.
 어린 시라이시나 구라키가 진실을 바로잡을 시간도 없이 용의자는 감옥에서 자살을 해버렸고 사건은 불기소처분된다. 오리에 가족은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소문을 견딜 수 없어 동네를 떠났기에 시라이시는 평생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갔고 구라키는 몰래 오리에 가족을 돌봤다.
 부잣집에 시집을 갔지만 결국 배경을 들켜 이혼을 한 오리에는 가게에 자주 찾아오는 구라키에게 호감을 느끼는데, 그런 오리에에게 구라키는 모든 사실을 밝히지만 오리에는 모든 건 경찰의 잘못이라며 구라키와의 관계를 이어간다. 그러던 중 구라키가 시라이시를 찾았다는 내용을 메일로 써 오리에에게 보내는데 그 메일을 오리에의 아들인 안자이가 보게 된다. 사실 시라이시를 죽인 건 안자이였다. 할아버지의 누명도, 엄마의 이혼도, 자신의 불행도 다 시라이시 탓이기 때문에 죽였다고 했지만 사실 안자이는 그저 살인에 대한 흥미로 시라이시를 죽인 것이었다. 또 하나의 반전은 안자이에게 칼을 맞았을 때 시라이시는 즉사한 게 아니었는데, 안자이의 범행을 숨겨주기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해 차를 끌고 교외로 나가 아이가 용의선상에서 제외될 수 있게끔 만들어준 것이었다.
 그렇다면 30년 전 사건부터 현재까지,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일까. 어느 가족이 피해가족이고 어느 가족이 가해가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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