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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이슬아
★★★★★
읽은 기간: 22.02.02 / 1일
이 책은 엄마가 에세이 공부를 하면서 산 책이라 무슨 책인지도 몰랐는데 슬쩍 보니 만화가 그려져있기에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방으로 들고왔다. 만화 덕인지 내용이 재밌어서인지 책은 한번에 읽어버렸고 나와는 너무 다른 작가의 마인드와 삶을 대하는 태도에 조금 놀랐고 뭐랄까... 부러웠다고 하는 게 맞으려나. 집안환경도 너무나도 달랐다. 아빠가 아들딸과 함께 맞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누드모델을 하겠다는 딸을 만류하기는 커녕 가운을 챙겨주는 엄마라니. 사람의 가치관과 마인드는 타고나는 것도 있겠지만 역시 자라온 환경에서 많이 형성되는 것 같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작가는 자유로운 사람으로 자라났으니 말이다.
조금 생경했던 건 작가가 엄마를 복희라는 이름으로 칭했다는 것이다. 처음엔 뭐지? 싶었는데 읽다보니 엄마를 지칭하는 말이었고 나중에는 그냥 그렇구나 싶었다. 엄마를 친구처럼 생각하는구나, 싶었고 복희씨도 작가에게 친구같은 엄마보다는 정말 친구였으니까. 아름다운 엄마의 젊은 날을, 젊은 엄마와 아빠의 만남을, 그리고 돈을 벌어 독립하고 싶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와 글로 풀어낸 에세이는 재미도 있었고 감동도 있었다.
젊은 복희는 어려운 환경 때문에 대학에 합격했지만 포기하고 일을 해야했고 그러다 남편을 만나 결혼해 남매를 낳고 키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일을 하는 복희의 모습은 독립하려는 딸 슬아의 젊은 날과 닮아있다. 국문과에 합격했지만 들어가지 못했던 엄마에게서 태어난 딸이 글을 쓰고 글로 돈을 벌며 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 딸이니까 엄마를 닮은 거겠지만 아마 복희씨가 글을 썼다면 또 작가와는 다른 느낌의 글이 나왔겠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왜 우리엄마는 나에게 이런 엄마가 되어주지 못한거지, 라는 생각보다는 만약 내가 아이를 낳는다면 이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우리엄마는 왜 이런 엄마가 아닌거지라는 생각은 아예 안한 것 같다. 내가 부모가 되고싶지 않았던 건 언제나 옳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어서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올바른, 아니 이상적인? 그것도 아니고 괜찮은... 아니 나쁘지 않은 부모가 된다는 건 정말 어려울 것 같다고. 좋은 부모가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어쨌든 재밌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가독성 좋은 에세이다. 작가의 다른 책도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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