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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김애란
★★★★☆
읽은 기간: 18.05.25~06.03 / 10일
도서관에서 이 책을 봤을 땐 요즘 한국 소설을 즐기지 않는데다 뭔가 끌리지 않아 스치듯 지나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탐미가 선물해줘 내 소유가 된 걸 보면 어떻게든 읽게 될 운명이었다보다 했다. 작가 이름이 왜 이렇게 익숙한가 했는데 두근두근 내인생의 작가였다. 썩 인상깊은 책은 아니었지만-
비행운은 문문 몰카 사건으로 인해 이제는 들을 일 없는 추억의 곡이 되어버렸지만 한 때 좋아했던 노래 제목과 같아서 사실 눈이 갔던 책이기는 했다. 그런데 노래보다 책이 먼저였다니. 심지어 노래 가사가 책 한 구절을 표절했던 거였다. 이럴수가.
사실 요즘 계속 범죄 소설만 몇 달째 읽었더니 이제 좀 마음 편해지는, 아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예를 들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같은?) 책이 좀 읽고 싶었는데 한창 낙원에 빠져있을 때 받은 책이라 받은 지 며칠이나 지나버려 빨리 읽어야 겠다는 마음에 어떤 느낌의 책인지 검증도 하지 않고 시작해버렸다. 그리고 결과적으론 내 마음은 더 더 어둠이 되었다...
단편을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아니 사실 안 좋아한다. 그래서 안 읽는데 단편인 것도 모르고 읽었다. 근데 또 단편인데 그렇게 싫은 느낌은 없었다. 이런 단편이라면 괜찮을 것도 같군. 하고 생각했다. 다만 내용이 너무너무 너무너무 우울해서 그렇지. 뭔가 말도 안되는 내용인데 있을 법 하다 싶은 편도 있었고 너무도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라 더 암울하고 축 처지는 편도 있었다. 결과적으론 모든 편이 다 답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이라면 마지막에 읽었던 서른. 하지만 오래 오래 여운이 남는 건 벌레들. 여운이 남는다는 표현은 좀 아닌 거 같다. 그냥 내가 벌레를 너무 싫어하고 끔찍해 하는데 벌레가 너무 많아 나와서 뇌리에 박혔다는 게 맞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