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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인형 살인사건」
다니엘 콜
★★★★☆
읽은 기간: 19.05.18~23 / 6일
척박해진 마음을 정화시키려고 플립을 읽었던건데 결국 다시 이런 소설을 읽어버렸다. 벗어날 수 없는 범죄소설의 굴레...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대놓고 제목까지 살인사건인 건 왠지 거부감 들어서 안 빌리는 편이었는데 괜히 책 소개를 눌렀다가 엄청 극찬을 받는 범죄소설 작가라는 문장을 읽어버려서 홀린 듯이 빌려버렸다. 한 번 펼치면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책이라는 소개는 왕왕 보던 소개였기에 그래, 그래봤자지- 하는 마음에 읽기 시작했는데 얼추 맞는 말인 거 같았다. 범죄소설이 늘상 그러하듯 뒤로 갈수록 재밌고 뒤로 갈수록 몰입되는 건 당연지사였고 앞부분도 꽤 흥미로워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각 인물들의 심리나 성격 등이 매우 개별적이고 특징이 있어 좋았다.
울프 수사관은 4년 전 27명을 살해한 역대급 살인마 나기브 칼리드를 잡아넣었지만 결정적인 증언과 여러가지 정치적 상관관계 때문에 무죄가 선고되고 선고를 듣자마자 칼리드를 공격했다가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만다. 그 후 칼리드는 한 명의 소녀를 더 죽인 뒤 범행이 발각돼 체포된다. 울프는 기자 아내와 이혼을 하고 심신이 망신창이가 된 채 수사관으로 복귀하는데 어느 날 울프의 낡은 아파트 건너편에서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터진다.
마치 전시하듯 매달려있는 시체를 자세히 보면 몸통과 머리, 팔다리가 각기 다른 사람이다. 총 여섯명의 시체의 일부분으로 만들어진 이 시체의 모습을 본따 이 살인사건은 봉제인형 살인사건이라 칭해진다. 그리고 시체의 머리부분은 교도소에 있던 칼리드의 것으로 밝혀지고 시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던 곳이 울프가 새로 이사한 집인 것이 알려지면서 경찰은 이 사건이 4년 전 연쇄살인사건과 연관됐음을 추측한다.
한편 울프의 전부인인 안드레아에게 우편물이 도착하는데 거기에는 앞으로 살해될 몇 명의 사람들의 명단이 들어있다. 안드레아는 기자로서의 출세를 위해 이 명단을 방송에 공개하고 사람들은 이 사건에 더더욱 관심을 갖는다. 울프와 함께 이 사건을 맡게 된 에밀리 백스터, 그리고 새로 이 팀으로 전근 온 애드먼즈 등은 이미 죽은 여섯구의 시체 중 밝혀진 칼리드 외에 나머지 다섯명의 신원 확인과 앞으로 살해가 예고된 여섯명의 피해자들의 안전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들의 노력과는 별개로 명단에 있는 살인 예고자들은 정해진 날짜에 하나 둘 죽어가고 봉제인형의 신원을 하나하나 찾아내면서 울프와 수사관들은 죽은 자들이 다들 과거 칼리드가 저지른 연쇄살인 재판에서 칼리드를 무죄로 만드는 것에 일조한 사람들이라는 걸 알아낸다. 애드먼즈는 과거 미제사건 자료를 조사하다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살인사건과 유사한 살인사건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 자료들이 하나같이 울프에게 한 번씩 대여된 적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범인으로 울프를 지목한다. 살인 예고 명단 맨 마지막에 울프인 것은 파우스트의 거래의 일환이자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울프가 어떤 살인마에게 사건을 의뢰했고 그 대가로 자신의 영혼을 팔았다는 것. 그 증거로 4년 전 울프가 수감되었던 정신병원의 울프가 쓰던 방에서 현재 죽어가고 죽을 예정인 사람들의 명단을 발견한다. 또한 범인이 계속 경찰보다 앞서 정보를 알아낸 것 또한 울프가 정보를 제공한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경찰의 프로파일링에 의해 밝혀진 범인인 레다니엘 매스의 집에 급습한 경찰이 봉제인형의 다리를 맡고 있던 수사관 챔버스의 노트북이 발견하면서 일단 울프는 정보제공의 혐의는 벗는다.
알고보니 4년 전 울프는 정신병원에서 자신이 놓친 칼리드가 결국 한 소녀를 더 살해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 정신병원에서 알게 된 한 환자에게 들은 말도 안되는 도시괴담인 파우스트의 거래를 따라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에게 살인을 청부했던 것이다. 복직 후 울프는 이 일을 잊고 살았지만 봉제인형 사건이 터지면서 급하게 미제사건을 조사한 것이고 자신의 과오를 깨달았던 것이다. 울프는 피해자들을 지키는 동시에 범인을 찾아내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고 그 사이 애드먼즈에게 꼬리를 밟힌 것이다.
울프는 끝까지 매스를 찾아 죽이려 하는데 그 과정에서 과거 칼리드의 유죄 입증을 막판에 뒤집게 한 편지를 쓴 장본인이 죽은 챔버스 수사관이 아니라 울프의 가장 가까운 동료인 백스터라는 걸 알게 된다. 울프는 매스를 죽이고 백스터에게 잡히지만 백스터는 결국 울프를 풀어주고 울프는 인파 사이로 사라진다.
울프가 범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걸 알면서도 동료를 지킬 수 밖에 없는 경찰 조직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흡입력있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빠르게 집중해서 읽게 되는 범죄소설이었다. 이래서 내가 범죄소설을 못 끊지... 그래도 다음 책은 마음이 편해지는 제목으로 골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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