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핀댄서」

셍셍칩 2020. 2. 9. 23:55

「코핀댄서」

제프리 디버

★★★☆☆

읽은 기간: 20.01.01~02.04 / 35일

 


 어쩌다보니 2020년의 첫 리뷰가 되었다. 한꺼번에 빌린 책 몇 권 중 두꺼워서 뒤로 미루던 책을 드디어 펼쳤는데 두꺼운 만큼 오래 걸렸네...? 두껍다고 다 오래 읽는 건 아니지만 왠지 이건 계속 손이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왜 일까...
제프리 디버는 유명한 작가라는데 사실 난 처음 들었다. 근데 알고보니 본 콜렉터 원작 작가... 어릴 때 진짜 감명 깊게 본 영화였는데...! 그래서 한껏 기대에 부푼 채로 시작했다. 어우 근데 요즘 내가 회사 일로 스트레스 받고 사람에 치여서 그런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집중이 잘 안됐다. 읽는 기간이 늘어날 수록 집중력도 늘어져서 흥미를 붙일 새가 없었달까. 그래도 중간 중간 와 진짜 이런 게 가능하다고? 이게 진정한 과학 수사구나! 하며 깜짝 깜짝 놀랐다. 뭔가 최근에 본 드라마 동백이에서 하는 수사는 수사도 아닌 느낌...? (물론 그건 수사물이 아니었지만) 이런 방법으로 수사했으면 까불이 따위 첫번째 살인사건에서 바로 잡았겠네 싶은 그런... 어쨌든 재미는 있었다. 다음에 읽을 책도 이 두께, 이 크기의 제프리 디버 작품인데 제발 2주 안에 읽자...!

 오늘도 어김없이 과학수사에 매진 중이던 법과학 범죄학자 링컨 라임은 새로운 사건 소식에 하던 일을 접을 수 밖에 없다. 과거 자신의 부하 범죄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악명 높은 청부살인업자 코핀댄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군수물자를 빼돌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필립 핸슨이 자신을 기소하는 데 필요한 목격자 세 사람에 대한 살인청부를 코핀댄서에게 의뢰했고 세 사람 중 한 명인 에드워드 카니가 이미 상공에서 비행 중 아주 드라마틱하게 살해된 바, 코핀댄서를 잡기 전까진 절대 끝나지 않을 살인이 시작된 것이다. 기한은 필립 핸슨의 재판일까지. 변장에 능숙하고 절대 증거를 남기지 않기로 유명한 코핀댄서는 딱 한 번 목격된 바가 있었는데 그 때 관 옆에서 여자를 움켜쥐고 춤 추는 악마 문신이 있었다는 이유로 코핀댄서라 불리게 됐다. 코핀댄서는 매번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어떤 정보도 흘리지 않는데 심지어 살인의뢰가 들어오면 의뢰인과도 연락을 끊어버리기 때문에 더더욱 잡기가 쉽지 않았다.
 일단 라임과 경찰은 아직 살아있는 남은 증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퍼시와 친구 헤일을 안전가옥으로 옮기려 하지만 작은  항공사를 운영 중인 퍼시는 공동 창업자이자 사랑하는 남편인 카니를 이미 잃은 바, 회사마저 잃을 순 없었기에 회사에 가야한다고 고집을 부린다. 링컨 라임이 신임하는 초년생 범죄학자 아멜리아 색스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링컨 대신 그의 수족처럼 범죄 현장을 뛰어다니는데 퍼시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설상가상 그런 퍼시를 보호하다 동료가 코핀댄서의 총에 맞아 죽자 분노는 더 커지는데 그래도 지켜야 하는 보호자고 자신의 할 일은 코핀댄서를 잡는 일이기에 라임의 명령대로 움직인다. 특히 못생기고 여자로서의 매력이 전혀 없는 퍼시에게서 라임이 5년 전 라임을 떠난 연인 클레어를 떠올린다는 걸 눈치채고 자기도 모르게 질투를 느끼지만 애써 외면하며 라임의 지시대로 범죄현장에서 미량 증거물을 수집하러 다닌다.

 스티븐 콜은 자신이 청부 의뢰를 받은 '남편'과 '아내', '친구' 중 '남편'을 처리한 후 남은 '아내'와 '친구'를 처리하기 위해 작전에 나선다. 어린 시절 군인 출신인 의붓 아버지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진정한 킬러로 거듭난 스티븐은 벌레들이 자신의 주변을 기어다닌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데 퍼시와 헤일을 죽일 계획을 이행하던 중 자신을 잡으려는 링컨의 존재를 인지하게 되고 벌레링컨 또한 목표로 잡는다. 퍼시와 헤일을 죽이려는 과정에서 죄없는 많은 사람들을 죽이면서도 전혀 죄의식 없이 일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색스는 라임의 명령에 따라 스티븐이 남긴 범죄 현장을 확인하며 빈틈없이 증거를 인멸하고 그 어떤 미량 증거물도 남기지 않는 댄서의 뒷처리에 감탄한다. 라임은 색스를 범죄현장으로 보내면서도 항상 두려움에 떤다. 자신의 뒤를 밟으려는 경찰을 속이고 범죄현장을 없애기 위해 종종 댄서가 폭탄을 설치해놓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걸 알면서도 직진할 색스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결국 라임은 안전가옥을 이용해 함정을 파고 댄서를 유인하지만 댄서는 코앞까지 와서 경찰 한 명을 죽이고 거기서 마주친 노숙자 조디와 함께 달아난다. 스티븐은 조디에게 자기도 모르게 끌리고 조디를 이용하기 위해 파트너를 제안한다. 한편 라임은 조디의 존재까지 알아내고 조디를 체포해 경찰의 편에서 협력하게 만든다. 소심하고 약삭바른 조디는 단번에 스티븐을 배신하기로 하고 경찰의 편에 서 스티븐에게 전화로 거짓 정보를 흘리지만 스티븐은 곧바로 조디의 배신을 알아채고 그를 쏘려고 하지만 잠시 조디에게 끌렸던 마음 때문인지 곧바로 쏘지는 못한다. 곧 마음을 고쳐먹은 스티븐은 조디의 휴대전화에 몰래 심어놓았던 폭탄을 터뜨리고 폭발음에 몰려든 소방차들 때문에 혼란스러운 틈을 타 스티븐은 헤일마저 죽이는 데 성공한다. 라임은 조디를 통해 스티븐이 라임의 존재를 알고 죽이고 싶어한다는 정보를 접해 자신을 미끼로 스티븐을 유혹하지만 스티븐은 이를 꿰뚫어보고 홀연히 사라진다.

 회사를 잃고싶지 않던 퍼시는 라임과의 약속대로 부조종사와 함께 메디칼 회사와 계약된 장기들을 운반하기 위해 비행을 강행하는데 비행 전부터 비행 직전까지 철저한 경찰의 감시와 폭탄물 수사반의 수색으로 비행기가 안전하다는 확인을 받고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알고보니 스티븐이 비행기에 고도에 따라 반응하는 폭발물을 설치해놓았던 것이고 퍼시는 죽음 근처까지 가지만 가까스로 살아난다.
 라임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이야기에 시신을 가지고 오라고 하고 댄서가 이용 가능한 인물들을 죽여가며 또 다른 일을 꾸미고 있을 확률이 있어 시신을 확인하는데 뜻밖에도 시신은 라임들이 찾고 있던 댄서, 스티븐 콜이라는 게 확인된다. 사실 스티븐은 댄서가 아니었고 진짜 댄서가 고용한 청부살인업자였을 뿐이었다. 댄서는 스티븐 콜이라는 동성애자 청부업자의 이야기를 접하고 그를 이 살인극의 장기말로 썼던 것이다. 애초에 셋을 다 스티븐이 죽여줄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지만 일단 돈을 지불해 둘 정도는 스티븐의 손에 맡기고 나머지 한 명을 자신이 처리하려고 생각했던 댄서의 생각과는 달리 스티븐이 기대 이상으로잘 해주어 퍼시의 비행기에도 폭탄을 설치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끝나 퍼시의 살인은 댄서의 몫이 된다.

 라임은 상황 돌아가는 것을 생각해 판단을 하는데 자신이 놓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한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바로 조디. 조디가 댄서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 조디는 퍼시와 색스와 함께 허허벌판 한가운데 있는 안전가옥에 있는 상황이었고 한밤중이었기에 급하게 전화를 걸지만 받지 않는다. 그 시각 조디는 안전가옥을 지키는 가드들을 하나 하나 처리하고 있었고 순간 울리는 휴대전화를 받고 라임으로부터 조디가 댄서라는 소식을 접한 색스는 퍼시를 데리고 도망친다. 댄서는 집에서 퍼시를 조준하며 공격을 하다가 잠잠해지는데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엎드려 있는 상황에서 색스는 생각한다. 댄서의 최대 전술이 '기만'이라는 것을. 색스는 그 기만을 역이용해서 댄서가 집이 아니라 자신들이 숨어야 할 반대편 숲에 가있다는 걸 알아채고 기습 공격해 생포에 성공한다.
 라임은 자신이 그렇게 잡기를 고대하던 범인인 만큼 개인 면담을 신청하고 조디와 마주해 그를 찬찬히 뜯어보고 대화를 시도한다. 그러던 중 조디가 3명의 청부를 받으면서 엄청난 돈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되고 핸슨이라면 그의 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청부를 했을 거라는 생각에 의뢰인이 핸슨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잘생긴 외모로 퍼시를 두고 외도를 하지만 항상 퍼시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던 카니에게 지친 퍼시가 한 때 외도 상대로 만났던 항공사의 공동 대표 론 탤봇이 그 배후에 있었다는 것을 밝혀낸다. 탤봇은 퍼시를 진정으로 사랑했지만 결국 퍼시는 카니에게 돌아가고 말았고 다시 친구로 지내고 있었는데 항공사의 재정을 담당하면서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었고 때문에 퍼시는 자신의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아주 잘 되는 중이었고 회사에 욕심이 났던 탤봇은 퍼시와 카니를 죽이고 싼 값에 항공사를 인수할 생각으로 댄서에게 이 살인을 의뢰했던 것이고 이목을 핸슨에게 돌리기 위해 일부러 핸슨의 비행기를 훔쳐 무기를 바다에 은닉한 척 한 것이었다.

 그리고 라임은 지난 밤 색스를 거부한 것은 색스가 싫어서가 아님을, 오히려 사랑한다는 것을 고백한다. 색스는 라임을 떠난 클레어를 닮은 퍼시와 라임 사이를 끝까지 오해하지만 라임은 5년 전 자신을 떠난 클레어는 사실 죽었음을, 그리고 그게 바로 댄서의 현장을 검사하러 자신이 출동 시켰다가 댄서의 트릭에 걸려 죽었던 그 부하직원임을 고백한다.
 후 오늘도 어김없이 아주 길고 길게 썼군... 하지만 책은 더 길다! 읽느라 너무 힘들었던 것... 근데 지금 1월보다 지금이 더 최악의 하루 하루를 영위하는 중이라 (뭔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랄까) 다음 책은 좀 빨리 읽을 수 있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제프리 디버 책 말고 「90년생이 온다」를 시작했는데 또 이건 소설이 아니라 과연? 내가 빨리 읽을 수 있을까. 책은 무슨 퇴근하면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나 보다가 자고 싶은 매일 매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