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사랑한 소년」

셍셍칩 2019. 8. 15. 19:47

「죽음을 사랑한 소년」 

안드레아스 그루버 

★★★☆☆ 

읽은 기간: 19.07.25~08.13 / 20일 

 


 범죄소설을 좋아하는데 제목보다는 소개글에서 느껴지는 강한 빅재미의 냄새가 나서 읽게 되었다. 사실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 시리즈 제 3권이라는 소개에서 아 그럼 첫번째부터 읽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또 저 소개때문에 홀려서 시작한 것이기도 했다. 시리즈가 세번째까지 나왔으면 당연히 박진감 넘치겠지 하는 생각에서였을까. 그리고 굳이 내용이 이어질 것 같지도 않았고 전작을 읽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도 딱히 이 책을 읽는 데 문제가 될 정도로 연관이 큰 것 같진 않았다.
 「죽음을 사랑한 소년」 은 안하무인에 남을 전혀 배려 안하는 중년의 프로파일러 슈나이더가 또 하나의 연쇄 살인사건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사실 제목과 내용이 크게 상관관계가 있는 거 같지는 않다. 슈나이더에게 범죄심리를 배웠던 자비네는 어느 날 갑자기 터진 아주 잔인한 연쇄살인을 맡게 되고 뜻밖에도 슈나이더와 한 팀이 된다. 절대 누군가와 팀을 하지 않는 슈나이더지만 범죄수사국 국장인 헤스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자비네와 함께 일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두 사람의 궁합이 제법 잘 맞는다.
 이야기는 5년 전 슈나이더가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만 무려 5명이나 살해한 천재 살인마 피트 판 론을 추적하는 이야기와 현재 새로운 연쇄살인을 벌이고있는 범인을 추적하는 이야기, 그리고 며칠 전 5년 전 살인사건에서 언니를 잃은 한나가 5년간 심리치료 공부를 이수하고 신분을 속인 채 의도적으로 피트 판 론의 심리치료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동시에 진행한다.
 젊고 똑똑한 청년 피트 판 론은 5년 전 천재적인 머리를 이용해 교묘한 방법으로 경찰을 따돌리며 무슨 이유에선지 젊고 유능한 여성만 골라서 5명을 살해했고 여섯번째 희생자를 살해하기 직전에 슈나이저에게 검거된다. 그는 바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범죄자들이 수감되는 슈타인펠스 교도소에 수감되고 슈나이더는 그가 수감되는 모습까지 확인한다. 다시 현재로 와서 5년 전 피트 판 론에 의해 언니를 잃은 한나는 여자친구였던 언니를 죽였던 피트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이름을 바꾸고 이 곳으로 실습을 지원해 그를 맡게 된다. 그곳에서 한나는 피트가 잔인하게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자비네는 최근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에서 한가지 연결고리를 알아내는데 그것은 피해자들이 전부 슈나이더와 어떻게서든지 관련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살해당하는 그 잔인한 방식은 안데르센의 동화와 하나 하나 일치한다는 것도 알아낸다. 또한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슈나이더를 싫어할만한 사람들이었는데 대체 어떤 인물이 그런 짓을 벌이고 다니는지 자비네는 짐작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슈나이더는 범인의 정체를 조금씩 눈치채고 있는데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피트 판 론은 5년 전에 잡혀서 지금 슈타인펠스에 있으니까. 하지만 과거 피트가 올렸던 연극이 안데르센의 동화였던 점과 범행 패턴, 그 외 모든 것들의 접점이 범인을 피트로 가리키고 있었고 결국 슈나이더는 다음 사건 현장으로 향하는 길에 자비네를 슈타인펠스로 보낸다. 피트가 정말 슈타인펠스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피트는 2년 전부터 탈옥을 계획하고 있었다. 슈타인펠스에 수감된 이후 3년은 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조금씩 호전되고 있었지만 2년 전 교도소장이 홀란더로 바뀌면서 상황은 급격히 안좋아졌다.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홀란더는 피트를 학대하고 거세까지 시켰지만 이 모든 것을 은폐한다. 그리고 정신과약도 바꾸고 그로인해 피트는 점점 상태가 안좋아진다. 피트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 자신이 죽인 피해자 중 한 명의 아버지가 이런 사주를 했다는 것도, 그리고 2년 전부터 갑작스럽게 면회를 끊은 부모에 대해 분노한다. 비상한 머리로 탈옥을 준비하던 피트는 교도소에서 일하는 프렝크와 친해지고 자신을 존경하게 만든 뒤 함께 탈옥 계획을 세운다. 대망의 디데이는 바로 프렝크의 휴가 전날. 피트는 의도적으로 반항을 해 교도관들에게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만큼 폭행을 당한 채 1인 병실에 수감되고 프렝크와 작당해 프렝크를 대신 그 자리에 눕혀놓는다. 자신이 과거 염산으로 지워버린 지문까지 프렝크에게 똑같이 해놓은 채. 이 날을 위해 프렝크는 피트를 존경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그와 똑같은 시계문신도 해놓은 것.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까지 머릿속을 들여다보듯 수를 읽는 것에 능한 피트 판 론은 진작에 한나의 정체를 눈치채고 있었고 같은 시간 자신의 병실에 몰래 숨어들어온 한나를 납치해 사라진다. 그렇게 탈옥에 성공한 피트는 자신이 복수할만한 대상들을 미리 준비한대로 하나씩 하나씩 살해한 것이다.

 사실 피트는 슈나이더의 아들이었다. 자비네가 피해자들이 슈나이더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라 추리했던 건 사실 그들이 부자관계기 때문에 피트와 관계있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피트는 어린 시절 슈나이더와 디아나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피트가 5살이 되었을 때 슈나이더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고 디아나와 이혼을 하고 엄마 아래에서 자랐다. 슈나이더와 디아나는 나쁘게 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슈나이더의 소개로 디아나는 헤스와 결혼하게 되고 피트는 그들 사이에서 자라지만 새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지는 못한다. 장성한 피트는 아버지인 슈나이더의 유전자를 받은데다가 어릴 적 갑상선기능 이상으로 치료를 받을 당시 약 처방을 잘못 받아 뇌 기능을 극대화 시키는 효과를 얻어 비상한 머리를 갖게 되었는데 관심있었던 안데르센의 동화를 무대에 올리며 연극일을 하지만 슈나이더는 일이 우선이라 아들에게 관심을 줄 시간이 없다. 피트의 비뚫어진 마음은 결국 다른 쪽으로 향하게 되고 범인이 되어 슈나이더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젊은 여성들을 죽이기 시작한다. 슈나이더가 무엇을 생각하든 한발짝 앞서 생각하는 피트를 쫓던 슈나이더는 결국 아들이 범인임을 알아내고 검거하고 슈타인펠스에 수감되는 것까지 지켜보게 되는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3년동안 꾸준히 디아나와 함게 피트의 면회를 간다. 하지만 2년 전 홀란더 소장으로 교도소장이 바뀌면서 모든 게 틀어지기 시작한다. 전임 소장은 뒷돈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지만 홀란더 소장은 달랐다. 피트의 피해자였던 여성 중 한 명의 아버지인 케슬러는 피트를 파괴시키는 데 자신의 인생을 바치기로 노력한 사람이었는데 홀란더 소장이 부임하지마자 그에게 접근했고 돈을 주고 피트의 치료를 끊어버리고 체벌을 시킨 것이다. 또한 부모의 면회까지 중단시켜 디아나와 슈나이더는 면회를 할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홀란더는 슈나이더의 편지를 조작해 피트가 버림받았다고 느끼게 만들고 그 일을 계기로 피트는 다시 분노에 사로잡힌다. 그렇게 그는 탈옥해 그 동안 복수를 하려고 했던 사람들을 자신의 시나리오에 맞게 하나씩 죽인 것이다. 살인행각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대상은 셋이었는데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의붓아버지였다. 슈나이더와 디아나, 헤스가 위험하다는 걸 알아챈 자비네는 그들을 보호하려 하지만 범죄수사국은 피트에게 놀아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피트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해 그 곳으로 모든 인력을 동원시키고 텅 빈 수사국에서 피트는 헤스를 가격하고 디아나를 잡아 도망친다. 자비네는 이런 상황이 생길 걸 알고 그를 쫓고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던 슈나이더도 병원에서 빠져나와 현장으로 직행한다. 가까스로 디아나를 풀어주고 대신 인질로 잡힌 자비네는 피트에게 끌려가다가 슈나이더를 마주치고 슈나이더는 결국 자신의 아들을 쏘아죽인다.

 슈나이더와 자비네는 일주일 뒤 슈타인펠스로 향한다. 홀란더와 마주한 슈나이더는 홀란더가 케슬러의 돈을 받은 사실을 추궁하지만 홀란더는 잡아뗀다. 슈나이더는 그에게 총구를 겨누고 자비네는 피트가 복수극을 완성시키기 위해 슈나이더를 조종한 것이라며 그를 말리지만 결국 슈나이더는 전혀 뉘우치지 않는 홀란더를 결국 쏴죽이고 만다. 
 무대라 유럽이라 너무 방대한 나라들이 나와서 조금 신기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그래도 이 맛에 다른 나라 책을 읽는 거겠지? 한 가정의 숨겨진 진실과 인물간의 감정선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그렇게 안 두껍다고 생각했는데 읽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는 모르겠다. 재미없어서 별 3개를 준 건 아니고 살짝 지루한 느낌이 있어서 3개로 한건데 굳이 따지자면 3.5점... 10점 만점이면 7점 정도라고 해야 될 것 같다. 와 그래도 대충 쓴다고 썼는데 겁나 또 길게 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