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애인에게」

셍셍칩 2021. 7. 4. 23:39

「애인의 애인에게」

백영옥

★☆☆☆☆

읽은 기간: 21.05.30~06.18 / 20일

 


 별 하나라니. 책은 정말 지루하고 이해도 안가고 재미도 없었지만 그런 거 치고 의외로 메모해 둔 문장은 꽤 됐다. 줄거리는 마음에 안들지만 공감되는 문장은 있는 책이었다 해야하나. 해서, 딱히 뭐 쓸 게 없을 것 같다. 짧게 쓰고 끝내야지.
 이 책은 뉴욕의 미술계를 배경으로 성주, 마리, 정인, 수영 이 네 사람을 주인공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이다. 젊은 예술가인 성주는 자신의 능력을 믿지만 돈을 위해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었고 그러던 중 같은 업계의 마리를 만나게 된다. 성주는 결혼을 통해 미국 시민권을 얻어야 하는 입장이었고 마리는 충분히 이 정황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성주를 사랑했기에 그와 결혼한다. 하지만 성주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성주가 사랑하는 여자인 수영은 경제적으로는 안정적이었지만 항상 자신보다 낮은 온도의 애정을 주는 남편 때문에 불안정한 애정 속에서 살고 있었고 때문에 자신에게 다가오는 성주에게 흔들리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인 정인, 정인은 수영의 강의에서 만난 성주를 사랑하게 됐고 성주와 마리 부부가 한 달 간 집을 내놓고 잠시 떠나있을 때 성주를 더 잘 알기 위해 그 집에 렌트해 들어왔다가 오히려 성주를 깊게 사랑하는 마리의 마음을 느끼고 연민을 품게 된다.
 내용으로 치면 별 거 없다. 그래서 쓸 것도 없고. 사실 기억도 잘 안나고... 이것도 다 읽은지 2주가 훌쩍 지났네. 진도 겁나 안나가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막판에 다 읽어버린 기억이 난다. 요즘 계속 잠도 못 자고 정신도 제정신 아니었는데 아마 이것도 제정신 아닌 채로 읽어서 더 기억이 안나는 것 같다. 그러니까 그냥 공감갔던 문장 중에 하나만 적고 끝내야지.

 결혼은 서로가 서로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어주는 일이다. 극장에 가든, 쇼핑을 나가든, 여행을 가든 언제나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리란 걸 아는 거. 돌아오고, 다시 돌아오고, 돌아오기 싫어도 또다시 돌아오는 게 결혼이다.
 지금은 말할 수 있다. '예측 가능하다'는 말은 결혼에 있어, 조금도 끔찍한 말이 아니라는 것. 누군가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어준다는 건, 그 사람의 불안을 막아주겠다는 뜻이라는 것 말이다. 누군가의 결핍을 누군가가 끝내 알아보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 결핍 안에서 공기가 되어 서로를 죽이지 않고 살아 숨 쉬게 해야 한다.
 서로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었다는 건 중요하고 사소한 수없는 약속들을 지켰다는 증거였다. 그것은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보상이다. 누군가 그것을 '의리로 산다'는 말로 아무리 비꼬아 말해도, 나는 어떤 단서도 달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결혼이란 정말 그런 것들로 움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