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정반대의 행복」
「거의 정반대의 행복」
김민설
★★★☆☆
읽은 기간: 22.02.01~02 / 2일

작년 생일선물로 오빠한테 받은 돈으로 어쿠스틱 라이프 단행본 전권을 사러 들어갔다가 그냥 홀린듯이 같이 사버린 책이다. 웹툰을 통해 작가님이 에세이를 썼다는 건 알고있었고 누군가의 후기를 통해 작가님이 딸 시호를 육아하는 경험으로 쓴 이야기인 것도 알고있었기에 나랑은 큰 상관이 없고 내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가의 에세이는 또 어떨까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았다.
내가 난다님의 생활툰을 좋아했던 건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공감에서였다. 물론 아닌 부분은 완전 달랐지만 아 저 사람 어딘지 모르게 나랑 잘 맞겠다 라거나 왠지 모르게 나랑 비슷해 라는 느낌이 아니라 비슷한 부분은 정말 똑같아서 웹툰을 보다보면 아 진짜... 이거지!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 최애 웹툰이 되고 내 최애 작가님이 됐던건데 완벽하게 달랐던 건 난다님이 내 기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셨다는 것과 아이가 있으시다는 거였다.
스물일곱살에 오랜 연인과 결혼한 후 적당한 시기에 아이를 갖고 그렇게 딸을 얻어 세가족이 된 난다님은 그 경험을 토대로 이 에세이를 쓰셨다. 오롯이 하나의 자아로 존재했을 때의 자신과 시호가 태어난 후에 자신의 모습에서 오는 괴리감에 대해 서술했지만 거기에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행복하다는 것.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 줄이야,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생명체가 태어나 나와 함께 이 세상에 살고있다는 건 아마도 큰 축복이겠지. 혼자였을 때의 행복과는 완전히 (물론 작가님은 거의라는 표현을 쓰셨지만) 정반대의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결혼에도 큰 관심이 없고 임신과 육아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 책에서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거나 그러진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나와 닮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닮은 작은 인간이 존재한다는 건 아마 상상할 수 없는 기분일 거란 생각은 들었다.